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. 2024.05.09. [대통령실사진기자단]
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과 맞물린 이른바 ‘VIP 격노설’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. 이날 회견의 핵심으로 거론된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,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에 대한 질문자는 각각 1명에 불과했고 핵심 의제로 다뤄질 거라 전망됐던 이슈들이 질문도 답도 없는 경우도 있었다.

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국방부 수사 결과를 질책했다는 외압 의혹에 대한 질문에 “당시 채 일병 순직 사고 소식을 듣고 저도 국방 장관에게 질책을 했다. 생존자 구조하는 상황이 아니라 돌아가신 분 시신 수습하는 일인데 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을 해서 인명 사고가 나게 하느냐. 이렇게 질책성 당부 한 바 있다”고 했다. 무리한 작전 수행에 대한 질책이었을 뿐,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에 해병대 1사단장이 혐의자로 포함된 데 대한 질책은 아니라는 취지로 보인다.

추가 질문 기회는 제공되지 않았고,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다 보류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대통령실 개입 의혹에 대한 질문은 이뤄지지 않았다.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“대통령 개입 논란은 애초에 말이 안 된다고 보고 있다”고 했다.

이날 회견에서는 아예 질문조차 나오지 않은 핵심 이슈들도 여럿 있었다.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에 대한 총리-비서실장 기용 검토,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의 ‘尹-李 회담’ 물밑 메신저 가동에서 불거진 비선 논란에 대한 질문은 아예 이뤄지지 못했다. 이 대표의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과 후속 회담, 수직적 당정 관계 등에 대해선 질문도 답도 이뤄지지 않았다.
장관석 기자 jks@donga.com